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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스(Palace)브랜드 스토리 및 디자인 철학과 브랜드 전략

by hahahoho11 2025. 7. 18.

팔라스매장 사진

브랜드 스토리 

팔라스는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창립자는 레브 탄주(Levent Tanju)라는 런던 출신 스케이터로, 그는 “기존 스트릿 브랜드는 모두 미국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진짜 영국 스트릿’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팔라스를 설립했습니다.

브랜드 이름인 ‘Palace’는 친구들과 함께 지내던 허름한 아파트를 아이러니하게 ‘궁전(Palace)’이라 부르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는 브랜드 전반에 깔려 있는 유쾌한 반어법과 스케이터 특유의 쿨한 위트를 잘 보여줍니다.

팔라스는 런던의 스케이트보드 영상 집단 ‘팰리스 웨이맨(Palace Wayward Boys Choir)’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초창기부터 영상, 로고, 그래픽, 스토리텔링까지 철저히 스케이터들이 직접 기획·제작했습니다. 이는 곧 진정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었고, 미국의 슈프림과는 다른 ‘영국식 스트릿 감성’이라는 독자 영역을 형성하게 됩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트라이퍼그 로고(Tri-Ferg)는 아트디렉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페르구스 퍼셀(Fergus Purcell)이 디자인했습니다. 세 개의 팔각형이 이어진 이 로고는 시각적 임팩트가 크고 리셀 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팔라스의 디자인 철학 

팔라스의 디자인은 기존 하이패션이나 스트릿웨어가 갖는 ‘너무 진지한 태도’에 대한 반발로부터 출발합니다.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농담처럼 보이길 원하며, 그 속에서 진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자유로움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제품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과장된 로고 플레이, 90년대 VHS 감성, 노스탤지어 키치,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 파생된 용어들이 제품의 그래픽에 직접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 내부 택(label)에 새겨진 문구에는 “Don’t talk to me” 같은 반항적인 멘트나 의도적으로 쿨하지 않은 문장이 적혀 있어 소비자에게 웃음을 줍니다.

팔라스는 또한 ‘하이패션을 패러디하면서도 동등하게 경쟁하는 방식’으로도 주목받습니다. 루이비통이나 프라다의 디자인 코드를 의도적으로 비트는 컬렉션이 많으며, 런웨이 대신 스케이트 영상을 통해 컬렉션을 선보이는 방식도 독창적입니다.

결국 팔라스의 철학은 단순히 옷을 파는 게 아니라, “우리는 패션에 갇히지 않는다”는 태도와 문화를 전파하는 것입니다. 이는 MZ세대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갑니다.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진지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패션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정확히 저격합니다.

팔라스는 스트릿 브랜드 중에서도 협업의 폭이 매우 넓은 브랜드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런던의 로컬 감성과 스케이트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존재감을 확대해 왔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협업은 아디다스(Adidas)와의 장기 파트너십입니다. 이 협업은 단순한 공동 제품 출시를 넘어, 팔라스 전용 축구 저지, 스케이트보드화, 트랙슈트 등 완전한 서브컬렉션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스포츠웨어와 스트릿웨어의 중간 지점을 찾는 이 컬래버는 매년 빠르게 품절되며 높은 리셀가를 형성합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협업은 랄프 로렌(Ralph Lauren)과의 이례적인 만남입니다. 클래식 아메리칸 룩의 정수인 랄프 로렌과 런던 스케이트 브랜드 팔라스의 만남은 업계에 큰 충격을 줬고, 양 브랜드 모두에게 새로운 고객층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비앙 생수와의 한정판 미네랄워터, 모스키토 방지제 브랜드와의 협업, Reebok, Stella Artois, C.P. Company 등 다양하고 독특한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의 유연한 정체성과 실험정신을 증명해 왔습니다.

브랜드 전략 

팔라스는 정통 패션 시스템과는 다른 독특한 운영 전략을 고수합니다. 정기적으로 시즌 컬렉션을 발표하지만, 그것을 런웨이가 아닌 룩북 + 영상 콘텐츠 + 웹사이트 드롭 방식으로 선보이며, 제품 출시도 예고 없이 드롭(drops)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긴장감을 주고, 브랜드 자체의 희소성과 재미를 높여줍니다. 슈프림처럼 리셀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 수량을 제한하며, 마케팅 또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패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팔라스는 직접적인 브랜드 스토리텔링보다는 ‘쿨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가 직접 해석하게 만드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소속감을 주는 동시에, 커뮤니티 내에서의 해석과 공유를 유도해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팔라스 스케이트보드 팀’이라는 실제 스케이터 팀을 운영하며, 이들이 등장하는 캠페인과 영상은 브랜드 정체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전달하는 중요한 매체로 활용됩니다.

팔라스는 단순한 스트릿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것은 패션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보다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브랜드입니다.

스케이트보드에서 출발한 자유로운 정신, 유머러스하고 반항적인 태도, 정제되지 않은 런던의 거리감성. 이 모든 것을 입는 순간, 당신은 그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팔라스가 상징하는 세계관과 철학을 입는 것이 됩니다.

MZ세대에게 팔라스는 단순한 로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자유롭고 재치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그리고 기성 질서에 반응하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