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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TOGA)창립배경과 디자인스타일 및 전략

by hahahoho11 2025. 7. 23.

토가 매장 사진

 

창립배경과  철학

토가는 일본 출신 여성 디자이너 야스코 후루타(Yasuko Furuta)에 의해 1997년 도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원래 심리학을 전공했으나, 인간의 감정과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더 큰 흥미를 느껴 런던의 에슬링턴 컬리지(Islington College)와 에섹스대학교에서 패션을 전공하며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그녀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억제와 표현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융합하는 디자인 세계를 탐색해 왔습니다.

토가라는 이름은 고대 로마의 겉옷에서 따온 것으로, ‘외부와 내부를 동시에 가리는 복합적 구조’라는 의미를 함축합니다. 실제로 그녀의 컬렉션은 여성성과 남성성, 정제됨과 과감함이 공존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특히 일본 전통복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정서의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하며, 서구의 구조적 실루엣과 융합되면서 독특한 형태를 창조해 냅니다.

야스코 후루타는 전형적인 여성상을 거부합니다. 그녀는 토가를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스러움’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그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주로 구조적인 셔츠, 언밸런스한 드레스, 겹쳐진 레이어와 투명 소재의 믹스를 활용하여 '완벽한 비대칭'을 추구합니다. 그 결과, 토가의 옷은 입는 사람에게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합니다. 이는 브랜드 철학의 핵심이기도 하며, 입는 이의 정체성과 해석에 따라 변형 가능한 패션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또한, 그녀는 일본의 정중함과 유럽식 대담함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데 능숙합니다. 복잡한 실루엣과 과감한 커팅, 드레이핑 기술은 고도의 기술력과 함께 깊은 철학을 내포합니다. 이는 단순한 미적 접근이 아닌,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패션을 통해 시대와 인간의 감정을 반영하려는 디자이너의 시도입니다. 결국 토가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규율을 세우는 브랜드'로 평가받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다지고 있습니다.

디자인 스타일

토가의 디자인 스타일은 한마디로 ‘조화로운 해체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야스코 후루타는 옷의 기본 형태를 해체하고, 이를 낯선 방식으로 재조립하여 새로운 실루엣을 만듭니다. 그녀의 옷은 종종 한 벌 안에 두 가지 이상의 형태와 소재가 뒤섞여 있으며, 레이어링과 비대칭 구성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은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 도전하며, 패션을 입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전환시킵니다.

토가의 디자인은 일본 전통의 ‘겉과 속’을 구분하는 미학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투명한 소재와 불투명한 소재, 부드러운 곡선과 직선적인 컷팅, 볼륨과 미니멀의 경계를 교차시키며 긴장감 있는 조화를 만듭니다. 셔츠 하나에도 여러 개의 칼라, 분리된 소매, 겹쳐진 여밈이 존재하고, 드레스는 종종 커팅된 부분 사이로 속살이 은은히 드러나는 구조를 가집니다. 그 결과 입는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옷의 형태와 인상이 달라지며, ‘하나의 옷이 여러 얼굴을 갖는’ 스타일이 구현됩니다.

토가는 소재 선택에서도 실험적입니다. 스팽글, 시폰, 레더, 울, PVC 등 상반된 질감과 무드를 가진 소재들을 하나의 옷 안에서 믹스 매치하며 시각적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예컨대, 전통적인 레이스 위에 플라스틱 질감의 오브제를 더하거나, 포멀한 테일러링 위에 스포티한 버클 장식을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고정관념에 대한 저항'이자, ‘장르 파괴’를 시도하는 토가만의 언어입니다.

토가의 실루엣은 절제된 동시에 과감합니다. 옷이 드러내는 볼륨과 공간감은 때로는 건축적이고 조각적입니다. 이는 단순한 오버사이즈나 테일러링이 아닌, ‘신체와 의복 사이의 긴장감’을 디자인 요소로 삼는 고차원적인 설계입니다. 여기에 색채는 뉴트럴한 톤과 포인트 컬러가 공존하며, 브랜드의 예술성을 더욱 부각합니다.

결국, 토가의 디자인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선 ‘디자인의 언어’입니다. 입는 사람이 자신의 몸과 태도를 해석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곧 토가가 의도한 패션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 도쿄에서 파리까지, 조용한 확장의 미학

토가는 패션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마케팅’이나 ‘초대형 콜라보’ 없이도 꾸준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그 중심에는 정체성과 일관성, 그리고 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이 있습니다. 토가는 초창기부터 일본 내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 잡았지만, 2005년부터는 파리 패션위크에도 진출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강화했습니다.

야스코 후루타는 브랜드 운영에 있어 ‘시장의 요구’보다 ‘디자이너의 메시지’를 우선합니다. 이는 토가가 단기간의 매출보다 브랜드의 세계관 구축에 집중한다는 뜻이며,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해 왔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실험적이면서도 여성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브랜드로 인정받으며, 꾸준한 인지도를 쌓아왔습니다. 영국의 셀프리지(Selfridges), 프랑스의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등 주요 백화점에서도 입점하며 글로벌 유통망도 확장 중입니다.

토가는 또한 세부 라인을 전략적으로 운영합니다. 하이엔드 컬렉션인 TOGA와 함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TOGA PULLA, 남성 중심의 TOGA VIRILIS, 슈즈 중심의 TOGA SHOES 등 다양한 라인을 통해 소비자층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브랜드 구조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토가 고유의 철학과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협업은 드물지만 매우 전략적으로 이뤄집니다. Birkenstock, H&M, Suicoke 등과의 협업은 브랜드의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대중과 소통하는 접점을 제공해 주었고, 일본 내 독립 편집숍들과의 협업도 지속되며 로컬 감성과의 균형도 맞추고 있습니다.

토가는 무엇보다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입니다.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해 대중에게 어필하는 대신, 브랜드가 그리는 세계를 견고하게 다져가며, 소비자와의 신뢰를 장기적으로 구축합니다. 그 결과, 토가는 단순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넘어 문화적 레퍼런스로서 기능하게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컨템포러리 하이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토가는 일본의 정중함과 서양의 실루엣, 해체주의와 실용주의를 유기적으로 엮어낸 드문 브랜드입니다. 창립자 야스코 후루타의 내면적 통찰과 철학, 디자인의 실험정신, 그리고 일관된 브랜드 전략은 토가를 단순한 옷 이상의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토가는 조용하지만 뚜렷하게, 자신만의 세계관을 전 세계에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