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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오웬스(Rick Owens)의 철학과 MZ들이 선택한 디자인 스타일

by hahahoho11 2025. 7. 13.

릭 오웬스 매장 사진

 창립 배경과 철학

릭 오웬스(Rick Owens)는 1962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포털라밸리에서 태어난 디자이너로, 패션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했지만, 청소년기부터 그는 주류 문화보다는 음악, 미술, 건축 등 비주류적이고 예술적인 영역에 강하게 끌리는 감수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특히 펑크와 고스 서브컬처에서 느낀 강렬한 미적 충격은 이후 그의 창작 세계에 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의 오티스 예술 디자인 학교(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미술을 공부하던 중, 패션의 형태와 재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곧 패션 디자인 기술학교로 전향하게 됩니다. 재단, 패턴 제작, 원단 구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은 릭 오웬스의 구조적이고 조각적인 디자인 언어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으며, 그는 이 과정에서 “옷은 입는 조각(Scuplture on body)”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1994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Rick Owens를 로스앤젤레스에서 정식으로 론칭합니다. 당시의 패션 시장은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Y2K 스타일이 중심이었기에, 릭 오웬스의 어둡고 거칠며 기이한 스타일은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는 이질적이고 불편해 보이는 실루엣, 가공되지 않은 텍스처, 비대칭 절개, 낙낙한 구조미를 통해 기존 패션계의 ‘아름다움’의 기준에 도전했고, 오히려 그 ‘불완전함’에서 오는 일종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추구했습니다.

릭 오웬스는 예술, 음악, 퍼포먼스 아트 등 여러 장르와의 접점을 넓히며 패션을 하나의 종합예술 형태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그의 쇼에서는 댄스 퍼포먼스, 사회적 메시지, 신체 다양성, 젠더 탈피 등의 요소가 적극 반영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철학적 내러티브를 마주하게 만듭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 뿐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세상의 규범과 어긋난다 해도 상관없다.” 이처럼 타인의 시선이나 유행과는 무관한 자율성과 자기 정체성의 강조는 오늘날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릭 오웬스의 창립은 단지 하나의 브랜드 시작을 넘어, 새로운 미학과 철학의 시대를 연 하나의 선언문이었습니다. 전통적인 패션 질서에서 벗어나, 파괴를 통해 재창조하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그의 여정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다크 글래머의 미학 – 릭 오웬스의 디자인 스타일

릭 오웬스(Rick Owens)의 디자인은 흔히 ‘다크 글래머(Dark Glamour)’, ‘아방가르드(Avant-Garde)’,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tic)’ 등의 수식어로 설명됩니다. 그의 패션은 단순히 ‘옷’이라는 개념을 넘어선, 하나의 시각적 언어이며, 철학이자 태도입니다. 주류 패션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어둡고 실험적인 스타일은 그만의 독보적인 미학을 형성하며, 전 세계 패션 피플들과 아티스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릭 오웬스의 옷은 기본적으로 구조적 실루엣을 지니고 있습니다. 몸에 밀착되기보다는 흐르거나 부풀고, 가끔은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체형을 왜곡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닌 신체에 대한 해석이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비대칭 절개, 레이어드, 비정형적 드레이핑은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입니다.

그가 애용하는 소재는 가죽, 울, 린넨, 스웨이드 등 텍스처가 강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원단입니다. 여기에 생가공 느낌의 커팅, 워싱 처리, 러프한 봉제선 등을 통해 날것의 미감을 살립니다. 흑백, 차콜, 그레이, 다크 브라운 등 음영의 깊이가 느껴지는 컬러가 주를 이루며, 간혹 메탈릭이나 딥 와인, 올리브 그린 같은 컬러로 포인트를 주기도 합니다.

또한, 릭 오웬스의 컬렉션은 런웨이 연출 방식부터 남다릅니다. 그는 전통적인 패션쇼의 문법을 거부하고, 퍼포먼스 아트와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접목시켜 자신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구현합니다. 실제로 그는 무용수, 비전형적인 체형의 모델, 다양한 인종과 성별의 인물을 기용하며,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 반기를 듭니다.

그의 쇼는 가끔은 충격적이거나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릭 오웬스가 패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패션은 말 없는 연설”이라는 철학 아래, 그는 늘 사회와 미의 개념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계속해왔습니다.

결국 릭 오웬스의 디자인은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기이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체성과 자유의 표현이자 강한 시각적 언어로 받아들여집니다. 이것이 바로 ‘다크 글래머’라는 릭 오웬스만의 세계가 가지는 힘이며,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시대의 감성을 입은 미학적 혁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위문화의 아이콘,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

릭 오웬스(Rick Owens)가 단순히 ‘옷을 잘 만드는 디자이너’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는 그의 브랜드가 한 시대의 감정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MZ세대는 그를 단순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하위문화(subculture)의 철학자이자 개성의 해방자로 바라봅니다.

MZ세대는 무엇보다 자기 표현(self-expression)과 진정성(authenticity)을 중시합니다. 릭 오웬스는 어떤 트렌드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미학과 철학을 유지해 왔으며, 이는 흔들림 없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그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으며, 바로 이 ‘기이함’과 ‘비주류성’이 MZ세대에게는 매력적인 저항이자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집니다.

또한, 릭 오웬스는 젠더의 경계를 허물고, 체형이나 나이,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도 넘어서며, 포용성과 다양성(diversity & inclusion)을 직접적으로 실천해 온 디자이너입니다. 이는 ‘나답게 입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요즘 세대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쇼에는 다양한 성 정체성과 체형을 지닌 모델들이 등장하며, 메시지 자체가 강력한 콘텐츠가 되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릭 오웬스는 패션 그 이상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합니다. 브랜드를 통해 음악, 무용, 건축, 퍼포먼스, 사회 메시지 등 다양한 예술을 접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문화 참여’의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디지털 콘텐츠에 민감하고 감성적 콘텐츠에 반응하는 MZ세대에게, 릭 오웬스는 단순히 입는 옷이 아니라 정체성과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 셈입니다.

또한, ‘하위문화’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작업은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록, 고스, 펑크, 인더스트리얼 등 음악 기반 서브컬처의 비주류 정서를 ‘하이엔드’에 접목시키며, 한때 사회 주변부로 치부되던 스타일을 주류 무대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는 ‘주류보다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정서와 완벽히 맞닿아 있습니다.

MZ세대 셀럽들도 릭 오웬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블랙핑크 리사, BTS RM, 뉴진스 하니, 지드래곤 등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아티스트들이 그의 브랜드를 착용하며, 대중에게 브랜드의 감성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티스트적 감수성과 개성 중심의 브랜드 정체성은 MZ세대의 감성적 소비 기준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릭 오웬스는 단순히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문화의 흐름을 뒤흔드는 미학적 반항자입니다. 그는 하위문화의 감성을 고급 패션으로 번역했고,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세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MZ세대에게 릭 오웬스는 그저 옷이 아닌, 자유와 개성, 예술과 반항의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