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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디크(Diptyque)탄생배경과 브랜드 향철학 및 브랜드 전략

by hahahoho11 2025. 7. 15.

딥디크 매장 사진

탄생과 창립배경

딥디크는 1961년 프랑스 파리의 생제르맹 데 프레(Saint-Germain-des-Prés) 지역에서 탄생했습니다. 오늘날 이곳은 파리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 지구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도 예술가, 지식인, 철학자들이 모여들던 지적인 분위기의 중심지였습니다. 딥디크의 설립자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세 명의 예술가—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고트로(Christiane Gautrot), 화가 데스몬드 녹스 리트(Desmond Knox-Leet), 무대 디자이너 이브 쿠에랑(Yves Coueslant)이었습니다.

이 세 사람은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공유했고, 파리 생제르맹 34번지에 콘셉트 부티크를 오픈합니다. 초기에는 직물, 인테리어 소품, 아트북, 미술품 등을 판매하며 예술적 감성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운영됐고, 제품보다는 공간의 분위기와 감성 전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러나 점차 고객들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물건들에 매력을 느꼈고, 제품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딥디크의 향기 역사는 1963년 출시된 첫 향초 라인에서부터 본격화됩니다. ‘티(Thé)’, ‘시나몬(Cannelle)’, ‘바베나(Verveine)’라는 세 가지 향초는 단순한 향을 넘어 실내 공간에 감각을 불어넣는 도구로 자리매김합니다. 당시 향초는 주로 기능성 중심의 제품이었지만, 딥디크는 고급 향료를 사용하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입혀 ‘인테리어 향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1968년, 딥디크는 브랜드 최초의 오 드 뚜왈렛 '로 디핑크(L'Eau)'를 선보이며 향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합니다. '로 디핑크'는 동방적인 향조에 유럽의 고전적 향료를 결합한 독특한 구성이었고, 당시 기존 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감각적인 접근이었습니다. 그 이후 딥디크는 매년 새로운 향기를 소개하면서도 상업적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해 오며, 진정한 ‘예술 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합니다.

딥디크의 향철학

딥디크의 향철학은 매우 독특하고 서사적입니다. 단순히 좋은 향기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장소, 시간, 감정’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향을 통해 구현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딥디크의 향은 마치 문학 작품이나 회화처럼, 하나의 테마와 서사를 가지고 전개되며 사용자가 향을 맡는 순간, 어떤 장면이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힘을 가집니다.

대표적인 예로 '필로시코스(Philosykos)'는 그리스 무화과 나무숲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향수입니다. 단순히 무화과 향이 아니라, 그 그늘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 햇살에 달궈진 나무껍질, 잎의 풋풋함까지 담아내며 공간적 경험을 향으로 재해석합니다. 또 다른 예인 '탐 다오(Tam Dao)'는 베트남 사찰에서 맡은 백단향(샌달우드)의 정적이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향수에 담아, 명상적인 향기 체험을 제공합니다.

딥디크는 ‘싱글 노트’보다는 ‘레이어드 된 경험’을 중시합니다. 여러 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면서, 마치 시나리오처럼 감정의 여정을 유도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향의 전개(탑노트–미들노트–베이스노트) 또한 전통적인 향수의 구조를 따르되, 딥디크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깊이를 함께 담습니다. 화학적인 향료보다 천연 원료의 활용 비중이 높으며, 모든 원료의 원산지와 품질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또한, 딥디크는 트렌디한 향보다는 브랜드의 철학에 부합하는 주제와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기 때문에, 시즌에 관계없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제품이 많습니다. 향수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처럼 의미와 감정을 담고 있으며, 사용자는 그 향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특정 기억이나 기분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향기를 시각화한 예술적 브랜드 전략

딥디크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감성적인 시각 디자인입니다. 단지 향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제품을 보는 순간부터 ‘향기로운 감성’이 시작됩니다. 딥디크의 제품 디자인은 중세 유럽의 타이포그래피와 고전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타원형 라벨과 손으로 그린 일러스트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딥디크의 로고는 타이포 중심의 타원형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각 제품의 라벨은 향기의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가 함께합니다. 이 일러스트는 설립자 중 한 명이었던 데스몬드 녹스 리트가 직접 그렸으며, 그 감각적인 회화 스타일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고급스럽고 예술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향수병 역시 독특한 타원형 유리병으로 제작되며, 여타 향수 브랜드의 대중적인 병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개성을 보여줍니다.

패키징 또한 고급스럽지만 절제되어 있으며, 흑백의 심플한 컬러 조합은 세련된 감성을 강조합니다. 딥디크는 시각적 과잉을 지양하고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절제된 럭셔리’의 인상을 남기며, 사용자의 취향과 삶의 질을 높여주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딥디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예술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파리 본점을 포함해 도쿄, 런던, 뉴욕, 서울의 플래그십 매장에서는 향기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예술 공간으로 연출되어 있습니다. 매장 인테리어는 마치 갤러리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향기뿐만 아니라 음악, 조명, 소품까지 조화를 이루며 브랜드 철학을 오감으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경험 중심의 디자인 전략은 특히 감각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SNS에서 자발적인 리뷰와 콘텐츠 공유를 유도하는 핵심 요인이 됩니다.

딥디크는 단순히 향을 파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것은 ‘감각’이라는 추상적인 세계를 시각과 후각, 공간과 이야기로 풀어낸 종합적인 예술 경험입니다. 창립자들의 예술적 뿌리에서 시작된 브랜드는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고유한 감성과 철학을 유지해 왔고, 그 철학은 매 제품과 매장, 심지어 고객의 소비 방식까지도 바꾸어놓았습니다.

딥디크의 향은 한 사람의 기억을 자극하고, 감정을 움직이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소비자에게 단순한 만족을 넘어, ‘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습니다. 오늘날 MZ세대가 딥디크에 열광하는 것도 바로 그 감성과 진정성 때문입니다.

만약 향기를 통해 감성을 나누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딥디크는 그 여정에 함께할 수 있는 가장 감각적인 브랜드입니다.